믿음의 사람이 넘어지는 이유(20장 묵상)
아브라함은 가나안을 떠나서 블레셋 땅인 그랄로 갔습니다. 부르신 땅을 다시 떠난 것입니다. 한 번은 기근이 들어서 애굽으로 떠났는데 이번에는 그랄로 갔습니다. 그랄은 ‘정착지’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거짓말을 하여 사라를 아비멜렉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사라는 자식을 낳기로 하나님께 약속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단도 공격을 한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하나님의 벗처럼 여김을 받던 믿음의 사람이 어쩌다가 이렇게 추락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그가 하나님을 자기의 거처로 삼는 대신 생존을 위해 그랄(거주지)를 찾아 남방으로 옮겼다는 단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윗도 사울에게 벗어나려고 하나님이 주신 땅을 벗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권속들과 함께 거주지를 찾으려고 블레셋왕에게 일신을 맡기는 정치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그랄에서도 자신을 보호해 주실 것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약속과 말씀보다 자기의 생각을 좇은 것입니다. 종종 믿음의 사람들에게서조차 반복되는 실패입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이 복의 근원이요 열국의 아비라는 정체성을 상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긴급히 하나님께서는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아버리셨습니다. 약속의 후손을 보호하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단의 공격은 성도가 머물러야 할 자리를 벗어날 때 시작되었고, 하나님을 불신하는 약한 고리를 타깃으로 삼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의 약속과 부르심을 잊고 단지 생존을 위해 어리석은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는 그 땅 백성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방어한 것입니다. 실패로부터 하나님께 교훈을 받지 못하면 반드시 죄는 반복되는 법입니다. 심지어 그 죄는 자식에게까지 유전된다는 사실입니다.
죄는 새로운 얼굴로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전에 넘어진 자리에서 반복되는 익숙한 습관일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실패보다 하나님의 구원과 약속이 더 크고 성실하시기 때문에 성도는 다시 보존되는 것입니다.